아기가 계획대로 안생겨서 겪는 인공수정 및 시험관 아기 과정은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다.
나도 직접 내가 해보기 전까지는 그게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일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먼저 자연임신 시도와 반복되는 실망을 한 5-6차례 겪으면서
내가 혹시 무슨문제가 있는것이 아닌지 정말 별별 생각을 다했다. 사주에 애기가 없나
일반 산부인과에 가서 몇번의 배란일을 받아오기 위해서 받는 진료들도 굉장한 스트레스였고, 거기서 의사선생님께서
근종이 있다. 뭐 폴립처럼 보이는게 있긴하다 이런말들이 내 머리속에서는 빙빙 돌면서 스트레스를 만들어냈다.
물론 이랬을때 끝까지 얼른 파헤치고 실체를 알아보는 편이 속이 편하지만 또 한편으론 엄청나게 겁을 먹게 되었고 차츰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서 기초적인 검사를 한번 받아보자 싶기도 했다.
그리고 그 임신이라는 일 자체가 여성에게 국한된 일이기 때문에, 그 스트레스도 온전히 여성에게 전가된다.
그 자체도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부모가 되려고 하는데 예비 엄마인 나만 이렇게 힘든건가 하면서 현타를 맞이하게 된다.
먼저 8개월정도의 자연임신 기간 + 사람들이 임신하려면 얼른 병원가는게 낫다. 바로 시험관가는게 낫다라는 의견을 봐서
이젠 마음이 급해지고 병원을 가게 된다.
기초적인 검사를 위해서 amh검사, 유즙호르몬검사,갑상선 호르몬 검사를 받게되는데
처음에 amh 검사 결과가 내 나이보다 4살정도 높게나와서 엄청난 충격을 먹게 되었다. 그렇지만 막상 의사선생님과 얘기해보니
그런일은 흔하고 또 생리가 규칙적으로 일찍부터 시작한사람들은 그런 부분이 흔하다고 했다. 다른 부분도 모두 정상, 근종도 착상되는 부분이 아니었고,
엄청 힘들었던 나팔관 조영술결과도 매우 잘 뚫려있음이었다.
2020년에 만난 의사선생님은 자연임신 해보고 내년에 안되도 다시오라고 했지만
나는 스트레스로 9월에 바로 인공수정을 해보게 된다. 인공수정을 하고 실패, 또 다시 인공수정을 하고 실패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엄청 호르몬 약빨이라고 해야할까? 호르몬에 민감하게 잘 반응한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맘을 먹고 시험관에 도전하게 되었다. 처음 과배란 기간까지는 인공수정과 절차가 비슷하여 괜찮았지만 점점 과배란을 위한 주사가 많아지고
과배란 기간이 생각보다 2주정도로 되자 정말 힘들었다.
인공수정 2번과 시험관을 거치면서 얼굴도 많이 붓고
원래 찌지 않던 상체살이 갑작스럽게 찌기 시작했다. 나이가 먹어가고 코시국이라 어쩔수 없다쳐도 원래는 찌지 않던 살이 급작스럽게 찌고
건강이 안좋아지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올해 21년에는 시험관을 위해서 아예 직장을 쉬기로 하고 시작했는데 그래서인지 바깥출입이 더 적어지고 할수있는것들이 적어졌다.
시험관 1차때 복수가 많이 찼지만, 임신이 되어 잠깐의 행복을 맛보았다. 행복했지만 또 현실적인것들을 걱정할 때쯤
결과적으로는 유산이 되었다.
유산을 하고, 유산 후 배출을 위해서 수술이냐 약물배출이냐 고민을 하고 약 2주간 약물배출을 시도하다
결국 수술을 했다. 수술전에 허리 통증도 심했고 체력적인 부분도 안좋아졌다.
나는 쌍둥이 아기집이 자리잡은 상태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임신호르몬이 한번에 급속도로 올라가고 있을것이었고
또 아기집은 아기의 생명유무와 달리 존재하고 있을때는 임신호르몬을 분비한다. 그렇기때문에 수술을 하고 갑자기 이런 큰 호르몬 변화를 겪게 된다.
수술 후 처음으로 겪게된 증상은
1. 이시림 (잇몸 및 씹는분위 근육통증)
2. 골반뼈아픔
3. 에어컨 바람에 발시림 등의 증상이었다.
4. 정체불명의 원형 두드러기
(피부가 민감해진것은 한달이상 지속되었다ㅠㅠ)
먼저 이사 시리고 잇몸이 좋지 않아서 잘 씹기가 어려웠다. 전신마취 수술을 해서 입에 기관을 삽입했는데 그게 단단한줄 알았는데 실리콘 재질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골반뼈가 많이 아팠고 뼈가 어긋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아무래도 근육등이 느슨해졌던 탓도 있는듯했다. 3번째 증상때문에 결국 한약을 짓게 되었다.
더운날 유산했기 때문에 에어컨을 틀수밖에 없는데 발 뼈가 시리고 뼈마디가 시린느낌을 처음으로 느껴봤다. 그래서 이런 증상때문에 한약을 믿지 않던 나인데도 한약을 짓게 되었다.
체력이 바닥으로 떨어진 느낌도 컸고 또 마음이 아프고 절망스러운 느낌도 있었다.
왜 유산이 된걸까, 유전자 이상이 있는것이 아닐까 하면서 엄청 고민을 많이했다.
하지만 첫번째 유산이기 때문에 습관성 유산검사는 아직 권하지 않는다고 했고, 결국 임신을 하면 주는 바우처로 나는 아이를 보내주는 입원과 수술을 하는 비용으로 쓰게 되었다.
유산 후 수술한지 한달정도 지났을때 갑자기 이런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손목에 생겼고
처음에는 작은 C자 모양이었는데 점점 커졌고 두툼해져서 놀랐다.
병원을 방문했는데, 의사선생님은 스테로이드 연고만 처방해주었고 나중에 더 안좋아지면 방문하라고 했다.
그런데도 좋아지는 기미가 없었고, 병원을 방문하니 다른 의사에게 배정되었다. 그리고 그 의사는 피부 묘기증이라고 갑자기 다른 진단명을 내렸다.
원형고리홍반 이라는 식으로 첫번째 의사선생님은 말해줬는데, 전혀 피부를 긁지않았는데도 묘기증이라고 하여 처방해준 약을 먹지 않았다.
처방약도 검색하니 항히스타민과 스테로이드 성분이었다.
잠을 더 많이 자고 일찍자다보니, 개선이 되어갔고 결국에는 더 커지다가 없어졌다.
그런 결과로 볼 때 증상이 원형고리홍반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다시 2-3주 지났을때는 두드러기처럼 원형고리홍반 증세가 마구 나타났다.
겨드랑이 쪽이 동그란 원형으로 된 두드러기와 자국들이 더 많이 생겼고, 주말에 연고를 바르니 없어지기는 했다.
피부 질환문제는 면역력이 크다고 하는데, 유산과 수술때문에 몸이 많이 약해진듯 싶다.
겉으로 볼땐 아무렇지 않은 것 같아도 결국 인공수정, 시험관을 거치면서 호르몬에 과도하게 노출되고
신체변화들을 겪게 되면서 건강이 많이 상했고 또 유산을 겪으면서 마음속에 불안과 조급함이 생겨나는 것 같다.
휴직한지는 이제 반년이 되었다. 나는 이제 어디로 가는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든다.
아기를 가지는것도 이렇게 힘이 든데 낳고 키우는것을 얼마나 어려울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렇게 낳고 키우는 엄마들이 모두 대단해보인다. 나는 아직 경험하지 못했지만
나만의 인생뿐 아니라 아이들 책임져야하는 막중한 책임이 생긴다는것은 얼마나 힘든일일지 감이 안온다.
주변에 직장동료들이 말하기를
결혼은 안해도 아이는 낳아볼만 하다라고 햇는데 그 경험이 어떤것인지 정말 궁금하다.
하지만 아직도 너무 막연하고 아직 앞이 보이지 않는 경험일것 같다.
아무튼
시험관과 인공수정은 호르몬이 과다하게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살이 정말 잘찌고 잘 안빠진다 ㅋㅋㅋㅋ
그로인한 우울감과 좌절감은 부차적으로 들어오는것이고
또 이로 인해서 하지정맥류도 더 잘생기게 된다.
시험관은 멘탈과 체력싸움인것이다.
아무튼 이런 힘든 과정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남은 몰라도 가족이라면
배려해주고 좀 더 보듬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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