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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돌돌이의 일상/아기를 기다리며

안녕 아가들(시험관 1차 계류유산 종결)

7주 2일차에 보러간 둥이들 초음파는 한명은 난황만있었고, 한명은 작고 심박수가 느렸다.

0.68cm에 98의 심박수

정석원 산부인과 유튜브를 보니, 100이하는 불길하고 100-110 사이는 지켜봐야하며 120이상이 안정적인 수치라고 나와있었다.

조금이라도 희망을 찾아보려고 이것저것 찾아봤는데 물론 좋은 결과로 순산하신분들도 많았다. 하지만 안좋은 결과들도 많았다.

아마 이글을 검색해서 보시는 분들도 희망을 찾으려고 보신분들이 있으실것 같아 강조해서 다시 말하지만

일시적인것일 수도 있고. 괜찮을 확률도 있고 저 의사샘도 모두 그런것은 아니니 기도하라고 그렇게 댓글이 달려있었다.

자궁이 위쪽으로 되어있어서 깊이 착상을 해서 그런걸꺼라고 최대한 내자신을 다독이며, 좋은 내용들만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출처 : 최고심 짤!


최대한 단백질을 많이 먹어서

아기를 키우려고 남편이 소고기를 구워주었다.

아마 가장 단시간내에 많은 소고기를 먹게 된 때가 아닌가 싶다.






동생집에서 머무르며

산책도 가고 백합 사진도 찍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괜찮을거다 괜찮을거다 이렇게 생각했던것 같다.


8일차 0일 병원에 가려는 날

그 전 2-3일부터 입덧도 수구러든거같고 예민했던 후각도 괜찮아지는것 같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속이 무한이 미식거렸는데 일어났을때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 긴장해서인지

밥도 먹기가 싫고 뭘 생각하면 토할것 같은 기분이 자꾸 들어서

밥을 거의 먹지 못하다가 병원 근처 싶빵공장에서 남편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패스츄리로 끼니를 떼웠다. 사실 빵이 코로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먹고, 남편이 좋아할만한 빵도 두어개 담아서 남편을 기다렸다.



병원에서 내 차례를 기다리는데 앞선 커플은 이제 의뢰서를 받아서 분만 병원으로 옮기려는듯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또 한번 마음이 먹먹해졌다. 내 차례가 되어서 들어갔는데 초음파를 볼 때 심장이 폭발하는 듯이 떨렸다. 심박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나마 있던 아기집의 아기도
이젠 심장이 멈춘듯했다. 의사선생님은 젊으니 괜찮다. 아직 냉동배아 괜찮은게 4개나 있다 라며 위로 해주셨지만 사실 어떤 말을 하고 어떤말을 들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남편이 얼음처럼 굳어서 있는데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더 아팠다. 원래는 이거저거 다 물어보는 남편이 어떤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는 걸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의사선생님은 의뢰서를 써주신다고했고, 아스피린을 먹어서 다음주정도에 수술을 하는게 좋을거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다.


사실 쌍둥이 모두 이렇게 되니
내 마음속에는 어째야할까 하는 불안감이 커졌다. 이젠 난 뭘해야하는걸까. 부부유전자 염색체 검사를 여쭤보니 의사샘은 아직 젊으니 아직 그거까진 안받아도 된다고
이런말씀을 하셨다. 아마 다음차수 이식은 3개월 뒤일것이기 때문에 좀 더 생각을 하고 나오겠다고 하고 나왔다.


모두가 내탓이 아니라고 하지만, 쌍둥이라서 부담스러운 마음을 가졌던것도 미안했다. 그리고 벌써 나는 어디서 분만해야할지도 찾아보고 있었는데
정말 날벼락 같은 결과여서 인지 내가 불안해해서 아기들에게 영향을 끼쳤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노력하는데 마음이 자꾸 괴롭다. 남들은 쉽게만 척척 잘되는 임신이 나에겐 왜이렇게 어려운지, 내가 잘못살아온건지, 내가 잘못생각해서 그렇게 된 건 아닐지
온갖 생각들이 머리로 떠오른다.
나닮고 남편닮은 아기 한명을 가지는게 나에게 이렇게 어려운지, 내 인생도 참 쉽지 않네 하다가 또  나말고 더 힘든 사람들도 많을텐데.. 하며 마음이 이랬다 저랬다 한다.


태명도 안지어주고 허망하게 내 안에서 생명이 꺼진 아가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첫 시험관 결과가 좋았다가 이렇게 또 계류유산이 되니 정말 자신감이 없어진다. 그리고 또 소파술을 해야하니 내 몸 걱정도 많이 되고 심난하고 마음이 혼란스럽다.
아가들이 엄마아빠 힘들지 말라고 이렇게 떠났다고 그렇게 생각해야겠다.



3개월간 뭘하면서 지내야할까
아직은 갈피가 안잡히지만 내가 건강하고 내가 행복하려고 노력해야 아가도 온다는것이다.

아직도 무서운 소파술이 나를 기다리고 있지만 얼른 이 과정이 지나가길 바래본다.